[2006.04.04] 포스팅
[2006.06.09] 수정/보완
결혼 1주년 되는 날 두 병의 와인을 땄습니다. 화이트 하나, 레드 하나.

화이트는 샤또 오 발렝땡(Chateau Haut Valentin) 2001년산 입니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한 와인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봐도 국내 자료로는 수입상(-_-)의 홍보 페이지랑, 영어/프랑스어로 된 페이지 일부가 전부더군요.
이 와인은 보르도 지방 까디악 Cadillac 지구의 귀부(貴腐) 와인인데, 귀부 와인을 만드는 동네로는 소테른 Sauternes과 그 바로 옆에 붙어있는 바르삭 Barsac 지구가 가장 유명합니다. 그 외에 까디악 Cadillac, 몽바지악 Monbazillac 에서도 귀부 와인을 만듭니다.
조사한 자료로는 까디악은 보르도의 루피악 Loupiac 북부의 달콤한 스위트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작은 동네로, 옛날에는 프레미에 꼬뜨 드 보르도 Premieres Cotes de Bordeaux 아뻴라씨옹 appellation (프랑스 국가가 관리하는 원산지 명칭 표시 규제) 을 쓰다가 1973년에 이르러 별도의 아뻴라씨옹으로 분리되었다고 합니다.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레드 와인의 경우는 여전히 프레미에 꼬뜨 드 보르도로 표기 됩니다.
인터넷으로 겨우 찾아낸 자료상으로는 5 헥타아르(약 220m x 220m 정도의 면적)의 밭을 가진 소규모 제조자가 만든 와인입니다. 어떤 자료에는 2.5헥타아르로 나와있네요. 하여간 코딱지만한 작은 제조자라 그런지 자료도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귀부와인답게 투명감 있는 황금빛 색깔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2002년산도 있었는데 황금색이 더 선명하다는 이유로 2001년산을 샀습니다. 2001년산은 다갈색이 감도는 황금색, 2002년산은 황록색 기운이 감도는 황금색이더군요. 그리고 한참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2001년산은 아뻴라씨옹이 까디악으로 되어있고 2002년산은 프레미에 꼬뜨 드 보르도로 되어 있었습니다. 추측일 뿐이지만 아마 그 해의 작황에 따라 아뻴라씨옹을 다르게 내놓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귀부와인이란 말 그대로 귀부병에 걸린 포도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귀부병 Noble Rot 은 보트리티스 시네리아 Botrytis Cinerea라는 회색곰팡이가 일으키는데, 껍질이 얇고 포도송이가 크고 조밀한 세미용 Semillon 종에 잘 걸린다고 합니다. 독일의 귀부와인인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리슬링 Riesling 종이 주류인 듯 하네요.
이 병이 생기려면 새벽에 포도송이에 이슬이 맺혀 그 습기로 곰팡이가 슬어야 합니다. 귀부 곰팡이는 포도 껍질 표면의 왁스질을 녹여버립니다. 대부분의 과일은 표면에 왁스질이 있어 과즙이 증발되는 것을 억제하고 있는데, 이게 녹아버리니 고온 건조한 대낮의 지중해성 기후에 의해 수분이 증발되어 포도가 건포도처럼 쪼그라들어 과즙은 응축되고 당도가 무척 올라갑니다. 그리고 보통의 와인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여러가지 화학 변화가 귀부균에 의해 일어나 복잡한 맛을 갖는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낮에는 고온 건조, 새벽에는 이슬이 맺히는 까다로운 기후 조건에 응축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포도를 수확해야 하는 어려움 등 만들기 힘들고 귀한 와인이 귀부와인입니다. 응축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당도가 22-25도까지 올라가는데, (드물게는 30도까지 올라가는 수도 있다고.) 20도를 넘기 전에 비가 와버리면 단 맛은 빠지고 신 맛만 응축되어 맛을 버리므로 비가 오기 직전, 최고조의 상태에서 수확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수분이 증발된 포도로 만드는데다 그 수확한 포도 중에서도 귀부병 진전도에 따라 포도알을 한 알 한 알 골라내서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포도나무 한 그루에 고작 한 잔 정도의 와인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이 길었는데, 하여간 이번 결혼 기념일용으로 딴 와인은 까디악 지역의 귀부와인입니다. 포도품종은 세미용 Semillon 100%에 알콜도수는 14%. 가격은 6만원으로 조금 셉니다.
나름대로 여러가지 스위트 화이트를 마셔봤던 중 이 놈은 각별한 맛이 있습니다. 독일산 아우스레제나 아이스와인이 달달함과 시큼함의 조화라면 이 귀부와인은 거기에 뭐라 말하기 힘든 복잡 미묘함이 더 있습니다. 과일향과 달콤한 꿀맛, 레몬과도 같은 상큼함에 무엇보다도 목구멍으로 넘기고 난 뒤 밀려오는 여운이 훌륭합니다. 제 입에 아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와인을 따라 주어도 병아리 눈물만큼만 마시는 아내도 이 와인은 무척 맘에 들어해서 나중에 한 병을 더 사서 (이 때는 세일 때 50%할인가로 3만원에 구입) 즐겼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한 병을 더 사고 싶은 와인입니다.
그리고 레드로 한 병을 더 땄습니다.

이번 것도 이탈리아의 끼앙띠 지방입니다. 카스텔라레 디 카스텔리나 Castellare Di Castellina 2003년산. 가격은 3만원대 중~후반. 농약을 쓰지 않은 유기재배의 상징으로 에티켓(와인 라벨)에는 새 그림이 그려져있는 와인이며, 매년 새 그림이 바뀌기 때문에 꾸준히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모백화점 지하의 와인 매장에서 지난 약 20년간의 라벨을 모아놓은 액자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에 마신 끼앙띠인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Castello Di Querceto 는 처음 마실 때 향긋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번 것은 마치 나무를 태운 뒤 재에서 나는 듯한 스모키한 향 - 안좋게 말하면 퀴퀴한 냄새인데 보통 숙성에 의해 나오는 향이겠지만 사실 저는 이런 냄새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 이 느껴지고 맛도 한결 더 중후한 느낌입니다. 아주 단단하지는 않은 미디엄 보디... 향은 취향이 아니지만 맛은 좋습니다.
[2006.06.09] 수정/보완
결혼 1주년 되는 날 두 병의 와인을 땄습니다. 화이트 하나, 레드 하나.

화이트는 샤또 오 발렝땡(Chateau Haut Valentin) 2001년산 입니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한 와인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봐도 국내 자료로는 수입상(-_-)의 홍보 페이지랑, 영어/프랑스어로 된 페이지 일부가 전부더군요.
이 와인은 보르도 지방 까디악 Cadillac 지구의 귀부(貴腐) 와인인데, 귀부 와인을 만드는 동네로는 소테른 Sauternes과 그 바로 옆에 붙어있는 바르삭 Barsac 지구가 가장 유명합니다. 그 외에 까디악 Cadillac, 몽바지악 Monbazillac 에서도 귀부 와인을 만듭니다.
조사한 자료로는 까디악은 보르도의 루피악 Loupiac 북부의 달콤한 스위트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작은 동네로, 옛날에는 프레미에 꼬뜨 드 보르도 Premieres Cotes de Bordeaux 아뻴라씨옹 appellation (프랑스 국가가 관리하는 원산지 명칭 표시 규제) 을 쓰다가 1973년에 이르러 별도의 아뻴라씨옹으로 분리되었다고 합니다.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레드 와인의 경우는 여전히 프레미에 꼬뜨 드 보르도로 표기 됩니다.
인터넷으로 겨우 찾아낸 자료상으로는 5 헥타아르(약 220m x 220m 정도의 면적)의 밭을 가진 소규모 제조자가 만든 와인입니다. 어떤 자료에는 2.5헥타아르로 나와있네요. 하여간 코딱지만한 작은 제조자라 그런지 자료도 거의 없다시피 하더군요......
귀부와인답게 투명감 있는 황금빛 색깔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2002년산도 있었는데 황금색이 더 선명하다는 이유로 2001년산을 샀습니다. 2001년산은 다갈색이 감도는 황금색, 2002년산은 황록색 기운이 감도는 황금색이더군요. 그리고 한참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2001년산은 아뻴라씨옹이 까디악으로 되어있고 2002년산은 프레미에 꼬뜨 드 보르도로 되어 있었습니다. 추측일 뿐이지만 아마 그 해의 작황에 따라 아뻴라씨옹을 다르게 내놓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병이 생기려면 새벽에 포도송이에 이슬이 맺혀 그 습기로 곰팡이가 슬어야 합니다. 귀부 곰팡이는 포도 껍질 표면의 왁스질을 녹여버립니다. 대부분의 과일은 표면에 왁스질이 있어 과즙이 증발되는 것을 억제하고 있는데, 이게 녹아버리니 고온 건조한 대낮의 지중해성 기후에 의해 수분이 증발되어 포도가 건포도처럼 쪼그라들어 과즙은 응축되고 당도가 무척 올라갑니다. 그리고 보통의 와인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여러가지 화학 변화가 귀부균에 의해 일어나 복잡한 맛을 갖는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낮에는 고온 건조, 새벽에는 이슬이 맺히는 까다로운 기후 조건에 응축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포도를 수확해야 하는 어려움 등 만들기 힘들고 귀한 와인이 귀부와인입니다. 응축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당도가 22-25도까지 올라가는데, (드물게는 30도까지 올라가는 수도 있다고.) 20도를 넘기 전에 비가 와버리면 단 맛은 빠지고 신 맛만 응축되어 맛을 버리므로 비가 오기 직전, 최고조의 상태에서 수확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수분이 증발된 포도로 만드는데다 그 수확한 포도 중에서도 귀부병 진전도에 따라 포도알을 한 알 한 알 골라내서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포도나무 한 그루에 고작 한 잔 정도의 와인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이 길었는데, 하여간 이번 결혼 기념일용으로 딴 와인은 까디악 지역의 귀부와인입니다. 포도품종은 세미용 Semillon 100%에 알콜도수는 14%. 가격은 6만원으로 조금 셉니다.
나름대로 여러가지 스위트 화이트를 마셔봤던 중 이 놈은 각별한 맛이 있습니다. 독일산 아우스레제나 아이스와인이 달달함과 시큼함의 조화라면 이 귀부와인은 거기에 뭐라 말하기 힘든 복잡 미묘함이 더 있습니다. 과일향과 달콤한 꿀맛, 레몬과도 같은 상큼함에 무엇보다도 목구멍으로 넘기고 난 뒤 밀려오는 여운이 훌륭합니다. 제 입에 아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와인을 따라 주어도 병아리 눈물만큼만 마시는 아내도 이 와인은 무척 맘에 들어해서 나중에 한 병을 더 사서 (이 때는 세일 때 50%할인가로 3만원에 구입) 즐겼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한 병을 더 사고 싶은 와인입니다.
그리고 레드로 한 병을 더 땄습니다.

이번 것도 이탈리아의 끼앙띠 지방입니다. 카스텔라레 디 카스텔리나 Castellare Di Castellina 2003년산. 가격은 3만원대 중~후반. 농약을 쓰지 않은 유기재배의 상징으로 에티켓(와인 라벨)에는 새 그림이 그려져있는 와인이며, 매년 새 그림이 바뀌기 때문에 꾸준히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모백화점 지하의 와인 매장에서 지난 약 20년간의 라벨을 모아놓은 액자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에 마신 끼앙띠인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Castello Di Querceto 는 처음 마실 때 향긋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번 것은 마치 나무를 태운 뒤 재에서 나는 듯한 스모키한 향 - 안좋게 말하면 퀴퀴한 냄새인데 보통 숙성에 의해 나오는 향이겠지만 사실 저는 이런 냄새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 이 느껴지고 맛도 한결 더 중후한 느낌입니다. 아주 단단하지는 않은 미디엄 보디... 향은 취향이 아니지만 맛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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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축하드립니다 ^^
이틀이나 지났지만, 1주년 축하드려요.
일주년 축하 드립니다. 좋은 날에는 좋은 술이 어울리는군요.
축하해~
일주년 축하드립니다.
제 느낌에도 2-3만원대 정도가 제일 낫다고 생각이 들더군요...가끔 4-5만원대는 큰 맘먹었을때...만족도가 꽤 됩니다..
리슬링종의 화이트와인도 괜찮더군요...당도가 꽤 높더군요..
모든 분들 >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께요.
불의정령> 리슬링 화이트는 초하드 드라이부터 수퍼 울트라 스위트까지 (-_-)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더군요. 고를 때 가게 점원에게 반드시 스타일을 물어보고 구입하는 쪽을 권해드립니다.
늦었지만 결혼 1주년 축하드립니다.
와인처럼 세월이 흐를 수록 깊은 정이 넘쳐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와인은 너무 어렵군요. 여자는 더 어렵고... OTL)
결혼식에 참석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주년이시군요. 축하드립니다. >.</
NOT DiGITAL
감사합니다~
세월이 참 빠르네요.
축하드립니다...어헝...활활활...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