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라 마셔라. 전뇌파 송년회 (12/13)

[와인/시음기]
대강 열흘 전, 전뇌파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전뇌 모임이 아니라 나날이 식도락 모임으로 바뀌어가는 느낌. 압구정동 스텔라 플레이스에서 9명이 모여 이탈리안 풀코스와 함께 11병의 술을 퍼마셨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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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퍼마신 술. 오른쪽부터 시작해서 왼쪽으로 마셨습니다.
사진은 RingMaster님 제공.

[1] KRUG Grand Cuvee NV
[2] Domaine de Chevaliers, Blanc 1999
[3] Château Malartic Lagraviere 2004
[4] Rocca di Frassinello 2004
[5] Jacques Prieure, BEAUNE 1er Cru "Les Champs Pimont" 2002
[6] Cono Sur 20 Barrels Limited Edition Cabernet Sauvignon 2001
[7] Concha y Toro, ALMAVIVA 2004
[8] La Demoiselle de Sociando Mallet 2003
[9] Domaine Pfister Grand Cru Engelberg Riesling 2005
[10] Dow's Late Bottled Vintage Port 2000
[11] Royal Tokaji Wine Company Tokaji Aszu 5 Puttonyos 2000

[1] 크뤼그. 그랑퀴베 넌 빈티지
아까짱님께서 제공해주신 고급 샹파뉴. 아마 이 날 퍼마신 술 중 가장 고가일 겁니다. 귀한 술을 제공해주신 아까짱님 감사합니다. 아주 맛있었어요.

[2] 도멘 드 슈발리에 블랑 1999년 (IWC92)
보르도 지방 > 그라브 지구 > 페싹-레오냥 마을의 그랑 크뤼 백포도주입니다. Butler's Friend로 개봉하다가 주둥이 입구 유리가 다소 깨지는 불상사가...... 개봉을 중단하고 일반 스크류로 마저 땄습니다. 맛은 좋았지만 역시 소비뇽 블랑은 개인적 취향이 아니라는 것만 재차 확인하고 말았습니다. 이것도 비싼 술이었는데... 아무리 비싸도 취향에 안 맞으면 할 수 없는 거죠.

[3] 샤토 말라르틱 라그라비에르 2004년 (RP89, WS87)
보르도 > 그라브 > 페싹-레오냥 마을의 그랑 크뤼 적포도주.

[4] 도멘 자크 프리외르의 본(Beaune)마을 1급밭 "레 샹 피몽" 2002년 (RP89, WS92)
자크 프리외르는 대형 자본(앙토냉 로데)에 인수되면서 적극적 투자가 이루어져 품질이 급상승했다고 합니다. 제 취향에 잘 맞는, 부드럽고 약간 시면서 감칠맛 도는 와인이었습니다.

[5] 로카 디 프라시넬로(Rocca di Frassinello) 2004년
2년전 전뇌파 송년회에서 땄던 이탈리아 와인 I Sodi di San Niccolo를 만든 양조장이 카스텔라레(Castellare di Castellina) 인데요, 이 회사가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라피트-롯쉴드 (Lafite-Rothschild)와 조인트 벤쳐를 설립하여 만든 와인으로 이것이 첫 빈티지입니다.

[6] 코노 수르 20배럴 카베르네 소비뇽 2001년
방승훈님께서 제공. 칠레 코노수르가 생산하는 프리미엄급 와인으로, 매년 20배럴 (=약6천병) 정도만 제한적으로 생산하는 제품입니다. 품종별로 20배럴 메를로, 20배럴 피노 누아 등도 나와있습니다. 시장에서의 평가도 상당히 좋은 와인입니다.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승훈님.)

[7] 알마비바 2004년 (RP93, WS93)
프랑스의 무통-로쉴드와 칠레의 콘챠 이 토로가 제휴하여 만든 칠레의 프리미엄급 와인입니다. 알마비바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 온 것입니다.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는 1996년산이 잠시 등장했었죠. (변태(?) 와인 평론가 토미네 잇세가 스폰서(?)인 사이온지 여사장님에게 피같다면서 뿌려댄 것.)

[8] 라 드므와젤 드 소시앙도 말르 2003년
샤토 소시앙도 말르의 세컨드 와인입니다. 소시앙도 말르는 원래 크뤼 부르주아급 샤토였지만 그랑 크뤼급의 품질로 유명했죠. 그러다가 2003년 크뤼 부르주아 등급 개편되면서 자신의 와인이 등급제에 의해 평가받는 것을 거부하여 등급 심사 신청조차 하지 않아 리스트에서 빠져버리게 되었습니다.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보르도 5개 1등급 샤토에 대적할 낮은 등급의 와인을 찾는 에피소드가 소시앙도 말르가 등장하죠. 거기에 2003년부터 등급에서 빠졌다는 이야기가 잠시 언급됩니다.)

[9] 도멘 피스테의 알자스 그랑 크뤼 엥겔베르크 리슬링 2005년
풀어식으로는 앙젤베르라고 읽어야겠지만 이 지방이 독일식 지명이 많다보니...... 이 날의 패착. 원래 루아르 지방의 귀부 와인을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짐을 허겁지겁 챙기다가 엉뚱한 와인을 들고 나와버렸습니다. 순서적으로도 이건 전채요리나 생선 요리용 와인이지 후식용 와인은 아니거든요. 게다가 3~4년 이상 재워서 먹으려던 와인을 들고 나와버렸으니...... 좀, 맛이 겉돌았습니다.

[10] Dow의 늦병입된 빈티지 포트(LBV) 2000년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했던 와인. 주정강화(fortified) 와인이라 도수가 높고 (20%) 맛과 향이 꽤 강렬합니다. 보통의 포트 와인은 몇 가지 연도의 원액을 블렌딩하여 병입하지만, 빈티지 포트는 단일 연도의 원액만으로 병입하며 대체로 장기 숙성시킨 뒤에 마셔야 합니다. 늦병입된 빈티지 포트(LBV)는 일찍 마실 수 있도록 오크통에서 더 장기간(5~6년) 숙성시킨 후에 병입하기 때문에 바로 따서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LBV에도 병입전에 필터링을 한 것과 하지 않은 것이 있고, 전자는 침전물이 없어 따서 그냥 먹으면 되지만 병입후 숙성은 되지 않고, 후자는 침전물을 거르기 위해 디캔팅해야 하지만 병입 후에도 더 숙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날 것은 필터링한 것입니다.

[11] 로얄 토카이 컴퍼니의 토카이 아쑤 5푸토뇨스
예비용으로 들고왔던 보틀을 개봉. 루아르의 귀부와인이 빠진 자리를 채웠습니다. 이 술도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뭔가 많은 종류의 술을 따긴 했는데, 자리에 어울리는 와인의 셀렉션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인원수가 늘면 술이 많이 필요해지고, 그 결과 종류수를 늘렸습니다만, 이것은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서빙되는 1잔의 양이 줄어들고, 종류수가 많으니 각각의 와인이 주는 인상이 흐릿해지더군요. 테이스팅으로서 적당한 종류수는 많아봐야 5종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임의 성격 자체가 와인 테이스팅 모임도 아니고, 모두 모여 연중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함께 회포를 풀어보자는 모임이니 와인이 메인인 것은 아닙니다. 즐겁게 웃고 마시고 떠들고 좋은 시간을 보냈으니 술들은 그 나름의 소임을 다 한 것이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각 멤버들이 지출한 돈이 적지 않았습니다. 굳이 부담을 지우지 않고도 더 적은 비용으로 똑같이 즐겁게 보낼 수 있었을텐데 실수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용에 부담을 느끼신 분들께 블로그로나마 사과드립니다. (만족해하셨다면 다행이고 또 기쁘고요.)

이번 모임에 오시지 못한 몇 분들과 모여 신년회라도 조촐하게 다시 해볼 생각입니다.

2008/12/23 01:55 2008/12/2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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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모님의 위한 와인질 part2

    Tracked from 아까짱 블로그 [2009/05/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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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바 로제 브류트, 불과 2,08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브라인드테이스팅에서 10만엔 이상의 돈페리뇽 로제 1975년산을 이긴 스파클링와인으로 작년 말에 엄청 유행했던 물건입니다.저

  2. Subject: 이베리아 반도의 시궁창 국물의 맛이 납니다...

    Tracked from 아까짱 블로그 [2009/05/1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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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2월에 모 모임의 망년회를 하면서 된장질 했던 사진입니다. 하드 정리하다가 나와서 올려보는데요. 저도 몇 병 가져갔었는데...오른쪽 가장 끝에 있는 KRUG가 제가 가져간 스파클링 와인입?

  3. Subject: M모님을 위한 된장질 사진 한 장

    Tracked from 아까짱 블로그 [2009/05/1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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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년 크리스마스에 동네 제과점에서 사온 케이크에 음료가 없어서 집에서 굴러다니던 페이어 하이드직 한 병을 따서 함께 마셨던 사진이 하드 구석에 남아 있었군요. 이런 게 바로 된장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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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kill [2008/12/23 1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9번까지는 괜찮았지만 역시 10번에서 격침된 하루였죠.
    토카이를 충분히 맛보지 못할정도로 혀가 제 구실을 못했던것 같더군요. -_-;;;;
    즐거운 모임이었고 다음에도 또 모임을 가졌으면 합니다. ^^

    • 마근엄 [2008/12/24 0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 도수 높은 술들을 좋아하시는 것... ^^;
      다음에도 다시 한 번 모여서 마셔보죠.

  2. kori2sal [2009/05/19 0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 오실 일 있으시면 또 다시 된장질이나 같이...

    • 마근엄 [2009/05/19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일본은 된장값(?)이 우리나라보다 싸니까요. 8월 휴가때 잠깐 가볼까 했는데 성수기라는 문제도 있고 마눌님께서 연차가 몇 안남았다고...... 일단 두고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