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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카이야, 알터 에고 드 빨메, 몬테레 리파소, 조셉펠프스CS

[와인/시음기]
단골 와인가게에서 개점 4주년을 맞아 단골손님 10명 정도를 가게에 모아놓고 술파티를 벌였습니다. 고급 와인을 펑펑 따주셔서 사장님께 정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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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셉 펠프스 빈야즈 Joseph Phelps Vinyards의 까베르네 소비뇽 2003년산. J.P.는 2005년 와인스펙테이터誌 선정 TOP100에서 1위를 먹은 인시그니아 Insignia를 만드는 와이너리로 유명하지요. 거기에서 나온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국내 가격은 약 9만원대. 맛있습니다. 맛있어요. 너무 이거저거 마셨더니 자세한 인상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간 맛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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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 비티비니콜라 티나치 Casa Viniviticola Tinazzi 의 몬테레 리파소 발폴리첼라 Monterè Ripasso Valpolicella 2004년산. 발폴리첼라는 이탈리아 베네토 Veneto 지방의 하위 지역으로 건조시켜 당도를 높인 포도를 사용하여 알콜,당,향을 높인 아마로네 Amarone 라는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리파소 Ripasso는 아마로네를 만들기 위해 포도즙을 짜낸 찌꺼기에다 와인을 다시 한번 발효시키는 전통적 양조방법으로 만든 와인.

이것도 맛있습니다. 향좋고~ 맛좋고~ 행복~

그리고 이 와인, 병이 엄청나게 무겁더군요. 손에 잡는 순간 느껴지는 엄청난 중량감. 아무리 못해도 800~900g 이상 나갈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빈 병을 얻어와서 집에서 저울에 달아보니 병 무게가 무려 1200g ! 보통 와인병이 500~600g 사이고 좀 묵직하다는 놈이 700~800g 사이니까 이 놈은 2병분의 무게가 나가는 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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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카이야 Sassicaia 1999년산. 시중가는 30만원대 중반의 고가와인. 국내에서는 S그룹 회장님께서 중역들에게 선물했다는 이유로 티냐넬로 Tignanello 와 함께 유명세를 타 버린,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수퍼 투스칸입니다. 단골들이 모여들기 1시간 이전부터 사장님이 미리 디캔팅을 해두었지만 통 열리지를 않습니다. 6년쯤 지났으니 금방 열릴 법도 한데...라는 예상과 달리 좀처럼 열리지 않더군요. 2시간 정도 지나자 슬금슬금 열리기 시작하더니......

젠장! 돈이 좋긴 좋군요!

매끄럽고 군더더기 없는 맛도 맛이지만 향이 끝내줍니다. 황홀한 향이 풀풀 올라옵니다. 아아... 이게 고급와인이라는 거군요.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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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터 에고 드 빨메 Alter Ego de Palmer 2003년. 가격은 10만원대 중반. 프랑스 > 보르도 > 마고 지역의 그랑크뤼 3등급인 샤또 빨메 Château Palmer의 세컨드 와인입니다. 금색 바탕에 검정 도안/글씨는 퍼스트 레이블인 샤또 빨메와 역상(逆像)을 이룹니다. 퍼스트는 검정 바탕에 금색 도안/글씨죠. (빈 병을 다른 단골 손님이 들고가서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긁었습니다.) 이 와인은 만화책 [신의 물방울]에서 제2사도를 찾는 과정에 등장했기 때문에 많이들 아실 듯 하군요. 이름의 의미는 「빨메의 자아(自我)」.

보르도의 그레이트 빈티지인 2003년. 게다가 세컨드 레이블이라고는 하지만 3급 샤또 중에서 뛰어난 품질로 2급을 넘는 대우를 받는 빨메의 와인. 마셔보지 않아도 지금 먹기엔 너무 이르다는 것은 쉽게 예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생각 이상으로 단단했습니다. 사장님이 역시 미리 디캔팅 해두었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와인들을 마시며 이리저리 떠들며 디캔팅 후 3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고 3시간 반 정도 되자 드디어 향이 제대로 피어납니다. 대단합니다. 사시카이야도 대단했지만 향만으로 보면 밀리지 않습니다. 맛은 아직은 조화로운 느낌보다는 좀 강건한 느낌이지만 뻣뻣하다거나 거북한 느낌은 없고 과실 맛이 풍부합니다. 맛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숙성이 진행된 사시카이야 쪽이 원숙하고 매끄러운 느낌이지만 일단 가격차이를 무시할 수 없고 알터 에고는 그 나름대로 활기참이 있어서 좋습니다. 저더러 돈 주고 뭘 살래 하면 사시카이야보다는 알터 에고를 사겠습니다. 사시카이야는 한계효용의 체감이라고 해야 하나? 분명 좋기는 하지만 30만원 넘게나 주고 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살 돈도 없지 뭘...)

알터 에고는 특히 시간을 들여 천천히 마셨는데, 향이 점차로 변화해가는 모습이 신기하더군요. 사람들끼리 이건 언제쯤 먹으면 좋을까요? 글쎄요, 한 10년은 충분히 숙성시킬 수 있겠는데요. 아아... 이건 나중에 꼭 한 병 사놔야겠어요. 어쩌구 저쩌구하며 병 뒤의 백레이블을 읽어보니 영어로 '10~15년 정도 충분히 숙성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써져있었습니다. 그 사이 가게에 커플 손님(부부인 듯)이 들어와서 [마침 좋은 와인을 땄는데 드셔보세요] 하고 한 잔 권했는데 마시더니 여자분이 [입에 착착 감기네요]라고 한 마디.

세컨드가 이 정도면 퍼스트는 과연 어떻단 말인가! orz. 하여간 알터 에고는 나중에 한 병 사둘 생각입니다.

이거 말고도 Shotfire를 위시해서 3~4병 정도를 더 땄었는데, 다들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체급이 다른 놈들이 끼어 있어서 빛을 못 봤습니다. 사장님, 좀처럼 맛 보기 힘든 좋은 와인을 흔쾌히 따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이용해드릴께요~

2007/03/31 23:23 2007/03/3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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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571BO [2007/04/01 1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아... 다 마셔보고 싶어요 ㅋㅋㅋ

  2. lghtwave [2007/04/02 0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정말 통 크신(?) 사장님이십니다. 즐거우셨겠어요~
    알터 에고는 한번 마셔보고 싶습니다.

    확실히 병이 무거우면 따를때의 묵직한 손맛이랄까, 기분이 참 좋습니다..^^

  3. Rivian [2007/04/02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흐억...orz
    Shotfire는 저도 시라즈 2005를 마셔 봤는데 참 좋더군요. 거의 느껴지지 않다가 차츰 입 안에 감기는 비단결같은 탄닌이라는 게 정말...

    ...하지만 저런 녀석들이랑 한 줄에 서 있었다니 불쌍하지 않습니까 orz

    • 마근엄 [2007/04/04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숏파이어가 쉬라즈였나 까쇼였나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하여간 꽤 퀄리티 높은 와인이었습니다. 단지 그 날은 좀 불쌍했어요. T.T

  4. 로무 [2007/04/02 1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시무시 하군요..

  5. 훼라리 [2007/04/04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돈이 최고지요 아무렴.
    자동차든 술이든.

    세상 사람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비싼 물건에는 그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법.

    단지 내가 그만큼 돈이 없다는 것이 슬플 뿐. ㅠ_ㅠ

    애써 가격대 성능비니 이름값이 너무 거품이니 해도,
    GT-R에 500마력이니 1000마력이니 튜닝해서
    페라리에 오줌싸는 스티커 붙이고 다니던 사람들도
    결국 종착지는 페라리가 되고,
    쓸데 없이 비싼 프리미에 꾸루는 필요없다며
    신세계 와인을 줄줄 꿰고 있던 사람들도
    돈 많아 부자되면 결국 로마네 꽁띠나 빼뜨뤼스 찾더라...
    는 거지요.

    뭐, 그렇게 부르고뉴 와인에 대해 혹평을 해대는
    로버트 파커 Jr.도 로마네 꽁띠는 지돈 주고 사먹고,
    경쟁팀의 F1 드라이버들도 회사에서 제공해준 차 안타고
    지가 산 페라리 몰다가 파파라치한테 걸려서
    (또는 과속으로 달리다 경찰한테 잡혀서)
    쿠사리 먹는 세상인데요.

    아뭏튼 너무 부럽습니다 그려. 특히 사시까이야.
    와인샵 사장님 참 괜찮은 분이신 듯.

    이제 마셔 보셨으니 가격 문제를 떠나서
    마고와 사시까이야라면 둘중에 뭘 고르시겠습니까?

    • 마근엄 [2007/04/04 1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난 번 마고 시음은 5대 샤또의 진면목을 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서 말이지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마고를 한 번 다시 먹어보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기회가 과연 있으려나 싶습니다.

      고급 와인과 아닌 와인의 차이는 맛보다는 향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는 것이 경험으로 깨달은 바입니다만, 마고 시음회에서 향은 이렇다 할 임팩트는 없었습니다. 세컨드인 빠비용 루즈 2004년산의 경우 다른 빈티지들과 다르게 스모키한 향이 두드러졌다는 인상이 남는 정도군요.

      둘 중에 뭘 고르라고 하면... 그거 살 돈으로 다른 것 여러 병을 산다고 대답하면 안되려나요? ^^;